미국이 '21세기의 첫 전쟁'으로 규정한 테러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작전명부터 바뀔 전망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19일 특수부대와 항공기, 항공모함을 아프간인근에 배치하는 '무한 정의(Infinite Justice) 작전 명령에 서명했으나 불과 하루만인 20일 작전명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명 변경 문제는 이날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회교에서는 오직 알라 신만이 무한 정의를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일부 회교 학자가 미국의 작전명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한 기자의 지적으로 비롯됐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에 대해 "이해한다"고 말하고 "미국은 명백히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잘못된 생각이라는 인상을 초래할 행동이나 말을 원하지 않고 있으나 그것(작전명)은 분명히 그럴 소지가 있다"고 시인했다. 백악관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성전' 운운한 데 대해 회교권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자 부랴부랴 취소했고 '악의 제거' '현상 수배: 생사 불문'등의 표현에도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전투에 앞서 용어 전쟁부터 이겨야 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돌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이 작전명 `무한 정의'를 오래 쓰지 않을것이라고 밝힌 점을 들어 이 작전은 부대 파병용이고 실제 전투를 위한 작전명이 머잖아 다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걸프전 때에도 미군은 지난 1990년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을 요청하자 8월6일 대규모 병력을 걸프 해역으로 이동하는 `사막의 방패(Desert Shield)' 작전에 들어갔고 이듬해 1월17일에야 실제 전투 작전명인`사막의 폭풍(Desert Storm)'에 따라 이라크에 대한 융단 폭격을 개시했다. 따라서 미국의 아프간 침공은 전투 태세 완료와 다국적군 구성, 파키스탄 등 아프간 인접국의 영공 통과 및 기지 사용 허락을 포함한 제반 여건이 마무리된 뒤에야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 11일의 뉴욕-워싱턴 동시 테러는 미국의 안방이 초토화된 셈으로 미국이 `세계 경찰 국가'로서 아랍국간 분쟁의 조정역을 자임했던 걸프전과는 판이한 만큼 파병 작전과 전투 작전 사이의 기간은 다섯달 반 가까이나 걸렸던당시보다 크게 짧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