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일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이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사실상 거부한 데 대해 재차 그의신병인도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무한 정의 작전(Operation Infinite Justice)'이란 작전명 아래 해.공군 전력을 중동지역에 증강배치한 데 이어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한 육군의 병력재배치에 들어가 육.해.공 입체작전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했다. 백악관은 이날 아프간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 회의가 빈 라덴의 자진출국을요구키로 결정했지만 지금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해야 할 때"라면서 그를 `책임있는 당국'에 인도할 것을 재차 요구, 빈 라덴의 신병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복공격을 감행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지 W.부시 대통령도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지난주 테러 이후 악화되고 있는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대책을 발표하는 동시에 대테러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민의 인내를 호소, 전쟁을 기정사실화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공식적인 전쟁선포나 개전시기에 대해 언급하지는않았지만 미군은 전날 해.공군 전력을 중동지역에 증강배치토록 결정한 데 이어 동맹국과 함께 중동 전역에 특수부대 배치에 들어가 본격적인 지상전 준비에도 착수했다. 탈레반은 울라마회의를 통해 빈 라덴 신병인도 거부와 미국 침공시 지하드(성전)선포 방침을 재확인, 대미 항전의지를 다졌다. ◆ 본격화되는 미국의 개전 준비 =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지금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해야할 때"라는 말로 탈레반의 빈 라덴 자진출국 결정을 수용하지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협상 가능성을 남겨놓기는 했지만 플라이셔 대변인은 미국의 요구는 책임있는 당국에 빈 라덴 인도, 아프간 내 테러캠프 폐쇄라면서 탈레반정권은 이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해 개전을 위한 명분 쌓기를 계속했다. 국방부도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과 공군력의 중동지역전진배치하고 일본에 요코스카항에 머물던 항공모함 키티호크도 21일 아침(일본 현지시간) 인도양으로 보내는 한편 지상군의 이동배치를 시작, 개전을 위한 준비를착실히 밟아가고 있다. 토머스 화이트 육군장관은 부시 "지속적인 지상전투 작전"을 수행할 태세가 돼있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서명한 병력배치 명령은 공군 뿐만 아니라 육군 병력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해 본격적인 지상군 이동배치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토머스 장관은 어떤 부대가 이동배치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작전에 특수부대가 참여할 것이라고 말해 일반적인 관측처럼 특수부대를 이용한 작전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미국이 일차적인 보복공격목표를 아프간으로제한하는 대신 영국 등 동맹국과 함께 중동 전역에 수백개의 특수부대를 배치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이 지역의 테러조직 격퇴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상.하원합동연설을 통해 테러범과 범행이유 등에 대해설명하면서 테러범 응징을 위한 부단한 전쟁 수행에 요구되는 국민의 인내와 합리적이성을 호소했다. 한편 미국에 대한 지지를 천명한 영국도 오만에서 합동군사훈련을 계획하는 등지난 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최대규모의 해군력을 중동지역에 집결시키고 있다. ◆ 항전의지 다지는 탈레반 =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아프간 이슬람 성직자들은"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들은 아프간 이슬람 정부가 빈 라덴에 대해 자신의 자유의지로 아프간을 떠나도록 권할 것을 희망한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공격하면 지하드를벌일 것이라고 발표, 사실상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탈레반 지도부도 울라마 회의의 결정사항을 항상 존중해왔다고 말해 빈 라덴에게 자진출국을 권유할 뜻을 내비쳤으나 구속력이 없는 권유이기 때문에 빈 라덴이아프간을 자신해서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편 전날 나온 북부동맹의 대미항전 동참선언과는 달리 우즈베키스탄군 출신반군세력이 빈 라덴 체포를 위한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미군 지원을 둘러싼 반군 내 분열상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 파키스탄 반미감정 고조 = 정부의 미국 지원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종교,사회계는 아프간수호위원회를 결성한 데 이어 대규모 반미시위까지 계획하는 등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1일로 예정된 반미시위에는 아프간 공격에 반대하는 과격 이슬람단체 소속원과 시민, 학생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이를 저지하는 군.경과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상당수 상인들이 정부의 대미지원에 대한 항의표시로 철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프간 수호위원회가 미국의 아프간 침공에 파키스탄이 기지를 제공하면이에 맞서 지하드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 정정불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ksshin@yna.co.kr (워싱턴.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신기섭.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