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이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의 제1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라덴을 추방하고 그의 추종자들과 조직을 축출한다면 탈레반측과 대화할 가능성을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유럽연합(EU)의 고위 관계자들과 만난 후 미국이현재까지 빈 라덴의 추방을 거부하고 있는 탈레반정권 관계자들과 대화할 용의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파월 장관은 미국으로서는 탈레반정권과 대화를 시작할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으나 만일 탈레반측이 미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 그 가능성은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탈레반정권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와 그의모든 보좌관 및 테러조직의 축출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어 테러와의 전쟁이 빈 라덴이라는 개인의 체포 또는 살해와 그가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분쇄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거듭 천명했다. 그는 "이것은 한 개인 뿐만 아니라 그가 지도자로 있는 조직에 대한 작전"이라면서 "우리는 빈 라덴과 알 카에다 문제를 처리한 후 작전을 확대, 전세계의 다른테러조직과 다른 형태의 테러행위를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아프간의 고위 회교 성직자들은 탈레반정권에 대해 빈 라덴의자발적인 출국을 요구하도록 결정했으나 미국측은 이를 요구에 못미치는 것이라며일축했다. 이와 관련, 파월 장관은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을 원한다"고 강조하고 "자발적이든 비(非)자발적이든, 우리는 빈 라덴이 통제돼 법에 회부할 수 있는 당국에 인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