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참사로 인한 전쟁 위기가내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쟁과 같은 상황이 수개월간 지속될 경우 현직 대통령이라는 위치가 "프랑스를대표해 동맹국들과 함께 `전쟁과 평화' 게임을 벌이는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부각시켜 시라크 대통령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19일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전망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공격 이후 외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났다. 군(軍)통수권자이기도 한 시라크 대통령은 21일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며 각종 부패스캔들에 연루된 정치인으로서가아니라 위기상황에서 `프랑스의 목소리'로 국민들앞에 등장하게된다. 조스팽 총리를 지지해온 좌파 성향의 일간 리베라시옹도 시라크 대통령의 현 상황을 "꿈속에서 조차도 그의 이미지가 이처럼 개선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문제에 치중해야하는 경쟁상대인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파인 시라크 대통령이 좌파 조스팽 총리보다 지지율이 6%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수개월간 사태 진전이 조스팽 총리에게는거의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심지어 시라크 대통령은 "총리는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하는 2인자에 불과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리베라시옹은 전했다. 게다가 조스팽 총리가 집권이후 4년여간 미국의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견지해왔으며 반미(反美)와 연결되는 반세계화 운동에 동조해왔다. 현재 전쟁 위기상황으로 프랑스에서 정치는 거의 뒷전으로 밀려나고있다. 시라크 대통령과 조스팽 총리외에 다른 군소 대선후보들은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고선거를 앞두고 치안, 경제개혁, 유럽내 프랑스의 위상등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이활발히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졌다고 IHT는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