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을 개시할 경우 파키스탄내 접경도시인 페샤와르와 퀘타 공군기지를 이용하겠다고시사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 두 기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비, 여러가지 작전을 구상중이지만 일단 아프간목표물들에 공습을 퍼부은뒤 미 82사단 및 101사단의 공수부대 요원들을 페샤와르와퀘타 공군기지를 통해 투입한다는 전략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또 아프간에 대한 공격에 나서기전 미 항모 칼빈슨과 엔터프라이즈호로부터 발진하는 P-3오리온 정찰기를 파키스탄 영공에 띄워 정찰비행에 나설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파키스탄이 P-3오리온기의 정찰을 허용한다면 퀘타와 페샤와르가 지원기지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꼽히고 있다. P-3오리온기는 비행시간이 18시간이나 되지만 지상으로부터의 첩보수집 가능거리가 90마일 정도이기 때문에 파키스탄영공 깊숙이 들어오는 것이 불가피하고, 그러려면 비상착륙 기지가 확보돼야 하기때문이다. 페샤와르와 퀘타 등 두 공군기지가 미국의 아프간 공격 거점으로 거론되는 것은우선 지리적 이유 때문이다. 파키스탄 북부의 접경도시 페샤와르는 아프간과의 국경으로부터 불과 60여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미국의 주요 공격목표가 될 아프가니스탄의 카불과 자랄라바드까지는 항공기로 채 1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파키스탄 남서부 국경도시 퀘타 역시 항공기로 30분이면 탈레반 본부가 있는 칸다하르에 도달할 수 있다. 이들 두 지역은 공격 목표지점의 바로 코 앞에 있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공격거점으로 거론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들 두 공군기지는 시설 수준도 썩 괜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민간 비행장으로도 이용되는 퀘타 공군기지에는 대규모 연료저장 탱크와 대형항공기는 물론 제트기 관련 보급시설들까지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60년대 미군에 의해 건설된 페샤와르 공군기지 역시 군사적으로 안전한 지대에 위치한데다 비행관련 설비는 물론 대규모 의료시설까지 갖춘 수준급 기지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준비중인 미국이 이 두 기지를 사용하고 싶어하는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파키스탄측이 거센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이기지들의 사용을 허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칸다하르의 경우 미 항모 칼 빈슨과 엔터프라이즈호로부터 병력을 곧바로 투입시킬 수 있는 거리에 있지만, 카불과 자랄라바드는 너무 멀리 떨어져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상 공격 거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퀘타는 몰라도 페샤와르 기지의 사용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퀘타와 페샤와르 현지에서는 이미 기지내 병원의 의료시설 보강작업이 이뤄지고있으며 이에 대한 미군의 지원도 곧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