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이 미 테러 배후조종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거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가 또 다른 배후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프간 집권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는 19일 열린 이슬람성직자 회의에서 "증거가 없이는 라덴을 추방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라덴 인도 조건 제시 등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고 있는데 대해 전쟁준비를 위한 시간벌기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탈레반은 미국과의 성전(聖戰)을 촉구하고 병력을 파키스탄 국경에 집결시키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은 "협상이 아닌 행동을 보여야 할 때"라며 탈레반의 회담제의를 거부했다. 이에 앞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라덴의 신병을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인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