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욕과 워싱턴 등지를 강타한 피랍기 충돌테러로 혈액 기증자들이 급증하면서 만성적 혈액부족이 완전 해소될 것 같다고 워싱턴 포스트지(紙)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 및 혈액은행 간부들을 인용, 미국이 그간 간헐적인 혈액부족으로 절박하지 않은 의료행위를 취소하는 사례가 왕왕 있었으나 테러당일인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내 최대 혈액원인 적십자사에 기증된 혈액은 평소보다 배가 많은 20만 유니트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다른 미국내 혈액은행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잉여분의 혈액을 보전기한인 7주이상 계속 보관할 수 있게 된다면 미국이 안고 있는 만성적인 혈액부족 사태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생물 물리학자이자 '연방 혈액안전 및 효용성위원회' 위원장인 아서 캐플런은 "혈액 기증자들로 인해 혈액난이 해소된 것은 물론 앞으로도 한동안 혈액으로 인한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1년~2년동안 기증자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재클린 프레드릭 적십자사 생의학국 부국장은 "모든 수요를 충당하기에 충분한 혈액이 확보됐다"면서 적십자가 현재 36개 미국내 산하 혈액은행들의 냉동 보관 능력을 확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냉동 혈액은 10년동안 보존된다. 관리들은 지난 11일 테러 이후 미국내에 100만명 가량의 시민들이 각종 혈액은행 등을 찾아 혈액 기증을 자처함으로써 일부에서는 이들을 돌려보내는 해프닝까지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1일과 12일에만 수천명의 시민들이 혈액을 제공하기 위해 수시간동안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으며, 전국의 혈액 기관들이 평소의 배에서2배가량의 혈액을 확보했다. 평소 하루 35 유니트의 혈액을 확보해온 베세즈다의 국립보건연구소 산하 혈액은행 역시 사고 이후 36시간동안 무려 360 유니트를 얻기도했다. 적십자는 급기야 17일 `광우병'을 우려, 영국에서 3개월 잇따라 거주한 인물들과, 다른 유럽지역에서 6개월 이상 연속으로 살았던 인물들의 혈액 기증을 제한했다. 이 조치로 혈액제공이 금지된 인물은 연인원 약 40만명으로 추산된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혈액 기증자가 이어져 혈액을 계속 냉동 보존할 수 있게된다면 테러범들은 "예기치 않게 미국이 안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의료문제 가운데 하나를해결한 것은 물론 미국에 풍부하고 안전한 혈액 시대를 열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 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