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쇄 테러 사건 배후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최근 인도네시아로 잠입해 은신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안타라통신이 외신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인도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 인디아는 지난 15일 '오사마 빈 라덴이 과연 인도네시아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빈 라덴이 인도네시아에 잠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했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의 국제 테러조직망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상당수 이슬람 국가에 뻗어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가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자살 테러사건 이후 은신처를 인도네시아로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빈 라덴이 인도네시아로 잠입했다면 미국의 대대적인 추적을 피하고 자카르타 주재 미국 대사관을 비롯한 미국 시설물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준비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 정권 몰락 이후 법질서가 문란해졌기 때문에 빈 라덴이 은신하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가 새로운 테러를 준비하면서 숨어 살만한 장소가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빈 라덴의 투쟁을 지원할 준비를 갖춘 강경파 이슬람 단체들이 많은 점도 그가 이 나라로 잠입했을 가능성을 높게하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자카르타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은 이 보도와 관련해 빈 라덴의 행방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며 미국 대사관은 안타라통신의 사실여부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나 북부 수마트라 대학의 정치학 교수 알리안 피넴은 "인도네시아가 미국의 우방이기 때문에 빈 라덴이 이 나라에서 보호받을 수 없다"며 언론의 잠입설 보도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완전한 오보라고 주장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