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납치한 여객기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빌딩과 워싱턴 국방부 청사 등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범들이 아직 국내에 잔류해 있을 수도 있다고 17일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이 밝혔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멀러 FBI(연방수사국)국장과 나는 테러단체와 연계한 것으로 보이는 공중납치범 일당들이 국내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포함해 최근의 사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FBI를 포함한 연방 사법당국 수사요원들이 민항기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연방항공청(FAA)에 파견되고 약 300명에 달하는 연방 보안관대리들이 FBI 수사관실에 추가로 배치됐다고 덧붙였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자신과 멀러 FBI국장이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감시강화를 위한 포괄적인 법적 장치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주말 의회지도자들과 만나 대테러법 통과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까지 수집된 정보에 따르면 향후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전자감시, 임의수색, 신원확인, 테러리스트 자산압류 및 추징을 포함한 범죄집단에 대한 정보수집을 위한 추가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어 5천여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 11일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동시다발 테러에 대한 수사 진척상황에 대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멀러 국장도 FBI본부 수사요원 500명이 24시간 미국 전역과 각국 수사망과 공조를 취하고 있으며 전 세계 30여개의 FBI 법률사무소 또한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BI는 이번 사건과 관련, 170여명이 테러와 연루된 의혹으로 수배되고 7천700건의 전화제보, 4만7천건에 달하는 인터넷 제보가 있어 전문 수사팀이 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조사를 위해 피의자 4명의 신병을 확보, 뉴욕으로 압송했다고 덧붙였다. 조종사 위조신분증을 소지하고 있다가 존 F. 케데니 국제공항에서 체포된남자 등 다른 두 명도 이번 사건에 상당한 관계가 있는 주요 참고인으로 체포됐으며 이밖에 용의자 49명의 신병이 확보돼 이민법 위반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미 사법당국은 이번 테러에 깊숙이 간여한 여객기 공중납치범들은 19명으로 모두 아랍계이거나 중동출신임을 확인했으며 이중 몇몇은 사우디 아라비아태생 극렬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국제적 테러조직 ' 알-카에다'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아랍문자로 된 필적을 남겼다고 밝혔다. 테러리스트들의 범행을 도운 사람들에 대한 형량은 최소한 간첩행위에 가담한 이에 대한 협조자 처벌에 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애슈크로포트 장관은 덧붙였다. FBI와 미 중앙정보국(CIA)는 이와 함께 에콰도르 일부 테러단체들이 빈 라덴과의 연계됐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밝히기위해 수도 키토에 수사ㆍ정보요원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인즈 묄러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국내 채널-4 TV와 회견에서 에콰도르 경찰, 군 정보기관들이 (미 테러사건과 관련해) 이미 수사에 착수했다며 "현재까지는 테러하부조직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미 FBI, CIA 요원들이 며칠내 수사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입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수사ㆍ정보요원의 에콰도르 투입은 빈 라덴의 극렬 테러조직이 에콰도르를 포함, 전 세계 35개국에 폭넓게 분포돼있다는 지난 10일자 미 의회 정보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한편 FBI는 테러수사를 위해 최근 5년새 최소한 3년을 국내에서 상주해 온 미국시민권자로 아랍어와 페르시아어(이란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영어사용자를 찾고 있다. (워싱턴.키토 AF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