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반(反)테러연대 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1일 미 심장부를 강타한 동시다발 테러 이후, 반테러연대 결성을 호소해온 부시 행정부의 노력이 점차 성과를 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수일내 테러대책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미국과 주요국 간 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린다. 미국의 주요 우방들은 이미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나타냈으며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아랍권 국가들도 반테러연대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7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테러대책을 논의한 뒤, "예멘과 시리아가 곧 양국 공동성명을 발표해 테러를 비난하고 미국의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시리아의 지지를 얻어냈다는 것은 그동안 시리아가 `테러지원 국가'라는오명을 받으며 반(反)이스라엘 테러조직들을 공공연히 지원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때 매우 의미가 있으며 미국의 대(對)중동정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은 곧 영국, 프랑스,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인 우방 및중국, 러시아 등 경쟁국들과도 연쇄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18일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리고 19일에는 파월 장관이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 및 독일의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 등을 만나는 등 활발한 외교적 접촉이 이뤄진다. 물론 이 회담들은 테러사건 발생 전에 이미 일정이 잡혀있었던 것이지만 국제 테러연대 모색이라는 매우 중요한 의제가 부각된 시점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테러억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회담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7일 기자들에게 "반테러연대 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모든 국가들이 테러 위협이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기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테러연대의 구체적인 활동은 법률, 정치, 외교, 정보수집, 군사행동 등다방면으로 구성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파월 장관은 전세계의 시선이 미 테러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충돌이 다시 격화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중동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7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한 뒤, "악화되고 있는 중동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동 국가들은 물론 세계 각국이 중동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karl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