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참사 6일째를 맞아 테러와의 전쟁을 개시하기 위한 군사.외교전을 병행하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막바지 총력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은 과거 전쟁과 전혀 다른 행태의 21세기 새로운 전쟁에 처음으로 직면, 베트남전이나 게릴라 지구전과 같은 전쟁수렁의 늪에 빠져 자칫 국론이 분열되고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지 않도록 공격개시 시점을 늦추며 군사.외교적 정지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전쟁돌입에 앞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권에 최후통첩을 전달,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를 요구하는 한편 탈레반 정권과 연대가능한 이슬람국가나 외부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총체적인 외교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17일오전 참사후 처음으로 워싱턴소재 국방부청사를 방문,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전쟁개시를 위한 군사작전을 총체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3만5천명 규모의 예비병력 소집을 통해 국내외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에 대한 비상전투태세를 총점검했다.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 군사안보 핵심고위인사들도 회견이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테러와의 전쟁에 임하는 미국의 강력하고 단호한 군사자세를 천명하며 공격대상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구체화하고 있다. 외교노력의 일환으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자히드 대통령과 전화회동을 갖고 테러와의 전쟁결행 입장을 설명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지지입장에 감사를 표명하는 등 아랍권 지지확보와 탈레반 정권 고립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테러와의 전쟁 수행을 위해 반테러 연합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반테러연합전선에는 군사협력뿐 아니라 정보교류 및 다각적인 외교협력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슬람권 국가들과 단체들의 지지를 확산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설득해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이집트를 비롯, 사우디 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들과의 유대를 다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테러전에 대한 동맹국과 우방들의 공조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연합(EU), 일본 등 동맹국 및 우방들과의 공조방안을 논의하는 하는 한편 중국, 러시아 등 비동맹국들의 지지를 이미 얻어낸 바 있다. 미국은 또 18일 워싱턴에서 한미 외무장관회담을 열어 테러전 수행을 위한 한미공조방안을 집중 조율할 예정이다. 국내적으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소재 이슬람센터를 직접 방문해 미국내 이슬람 지도자들과 만나 이번 전쟁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회교권 미국시민들에 대한 위협과 공격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부시 행정부는 또 이날 로버트 멀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회견을 통해 테러참사 이후 야기되고 있는 아랍계 미국인들에 대한 공격행위나 살인위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 전쟁개시에 앞선 불상사로 인한 아랍권 지지손실 가능성을 차단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