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오사마 빈 라덴을 미국에 넘겨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이슬람 종교 지도자회의에 위임할 것이라고 아프간 국영 라디오 샤리아트가 17일 보도했다. 오마르는 샤리아트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간 최고 종교 지도자 20명이 참가하는 성직자 회의가 18일 열릴 것이며 이들이 빈 라덴을 미국에 넘겨줄지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르의 이같은 발표는 탈레반측이 미군의 보복공격을 막기 위해 빈 라덴을 미국에 넘기도록 설득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 중인 파키스탄 대표단과 만난 지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파키스탄 정보기관 책임자인 마흐무드 아흐메드 중장이 이끄는 파키스탄 대표단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머물면서 빈 라덴을 미국에 인도하도록 탈레반 정권을 설득해 왔으며 성직자 회의 참석자도 만나 설득작업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르는 성직자 회의 소집 발표에 앞서 "파키스탄 대표단이 미국의 공격을 막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빈 라덴 처리를 결정할 성직자 회의에 자신이 어떤 권고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슬라마바드 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