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6일 테러 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할것으로 보고 대(對) 국민 홍보에 적극 나서는 한편 뉴욕과 워싱턴 동시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44)의 제거를 위한 다각적인 행동에 착수했다. 군사전략가들은 미국이 이미 전쟁에 대한 수읽기를 완료하고 빈 라덴과 그의 비호 세력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군사와 외교 양면의 압박을 가중하고 있으나 지상군투입에 의한 실제 전쟁 발발까지는 적어도 1-2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전날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전시'임을 재확인했으나 이 회의에 참석했던 체니 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및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각 방송국에 일제히 출연, 국민에게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주지시키고 테러분자들의 추가 공격 위험을 경고했다. 체니 부통령은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테러리스트빈 라덴이 이번 테러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고 "미국인들은 아마 몇 년을 끌 지도 모르는 장기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의 테러 사태 이후 처음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체니 부통령은 "연말로 다가가면 경제가 지금까지의 부진에서 회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해 테러 사태로 불안감에 떨고 있는 국민을 안심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럼즈펠드 장관도 ABC 방송의`이번 주'에 출연, "전쟁은 며칠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에 따른 국민 생활의 불편을 예고하고 "테러 공격이 어디에서 일어날 것인가를 알 수 없으며 (지난주와는) 다른 테러가 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군사전략가들은 미군 지휘부가 특수부대에 아프간 투입 준비를 명령하고 동티모르에서 가상 훈련에 돌입하는 한편 선발대 50여명을 파키스탄에 파견했다고 밝히고 일부 특수요원이 이미 아프간에 침투, `공작'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아울러 파키스탄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영공 통과와 지상 기지 사용에 대한 협조를 약속받고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이란 및 시리아와 전향적 관계를 모색하는 등 서남아시아에서 군사 외교 노력을 부쩍 강화함으로써 `아프간 목조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략가들은 미군이 전날 예비군 3만5천500명에 동원령을 내림으로써 전시체제가 가동됐으나 최선의 전략.전술을 확정하고 후 파키스탄 등 아프간 인접국에 지상기지를 확보, 장기전 수행을 위한 병력 및 병참 지원 체제를 구축한 뒤 다국적군을 이끌고 실제 전쟁에 돌입하기까지는 적어도 몇 주일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뉴욕 타임스와 CBS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85%가 테러범들과의 전쟁을 지지했으며 무고한 인명 피해가 발생해도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견해가 75%에 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