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파키스탄 등 인접 중동 국가의 상사 주재원과 그 가족들이 전쟁을 피해 현지에서 앞다퉈 철수하기 시작했다. 삼성물산 파키스탄 지점에 근무중인 고 준(43)부장의 부인 유영희씨와 자녀 은비.은지 양은 17일 오후 7시45분 TG628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라호르 주재 한보철강과 대우건설 태창기업 등의 주재원 가족 20여명도 지난 15일 싱가포르 항공편으로 싱가포르를 거쳐 서울로 들어왔다. 라호르 주재 대우인터내셔널 주재원 가족 13명도 방콕을 거쳐 16일 오후 귀국했다.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한 유영희씨는 "파키스탄은 미국의 공격대상이 아니어서 아직까지는 평온한 분위기이지만 현지 주민들은 어떤 돌발사태가 일어날 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그동안 교민들끼리 매일 두번씩 만나 피난 대책을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현대종합상사 LG상사 현대정보기술 등 카라치에 있는 다른 국내 기업의 주재원 가족들도 대부분 19일까지 현지를 철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씨는 "남편도 진행중인 업무를 마무리하고 19일쯤 귀국할 예정"이라며 지점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본 뒤 오는 27일쯤 남편과 함께 다시 카라치로 출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는 현재 삼성물산,LG전자 현대종합상사 제이디무역 주원상사 등 13개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교민은 이슬라마바드 카라치 등에 1백50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