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총리를 중심으로한 영국 정부의 입장은 오히려 미국에게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듯한 인상을 줄 정도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강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어떠한 형태의 대응'에 대한 지지 자체를 넘어서 블레어 총리가 나서서 유럽 각국의 정상들을 접촉, 미국에 대한 지지 확보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지난 11일 노총(TUC) 연례총회 참석중 테러공격 소식을 전해듣고 자신의 공공서비스 개혁과 관련, 국내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던 연설마저 취소하고런던으로 귀경, 비상각의를 소집했던 블레어 총리는 미국의 '어떠한 대응'에도 지지를 표명해왔다. 그는 TUC 총회에서 준비했던 공공서비스 개혁에 관한 연설 대신 테러공격에 대한 비난과 함께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했고 연일 계속된비상각의를 통해 미국이 보복공격에 나설 경우 영국의 군사력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해왔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이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던 날도 총리실 앞에 나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발언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그는 이번 공격으로 숨진 영국인들의 숫자가 200-300명에 이를 것이라며 "선전포고에 대한 기술적 또는 법적 문제가 무엇이든 우리가 테러와 전쟁중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과의 합동작전을 통해 영국군에 인명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단호한 결의를 내보였다. 이와 함께 그는 미국의 군사행동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인근 유럽국가들에 대한 설득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자크 시락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히고 유럽전체가 미국과 단결된입장을 취할 것임을 확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어 18일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다우닝가 10전지 총리관저에서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며 그 다음날은 베를린으로 날아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를 만날 계획이다. 의회와 인권단체 등에서 미국의 군사적 보복에 자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있기는 하나 영국은 블레어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인에 대한 최대의 테러공격"이라고 표현한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조치에 가능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아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