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인도를 위한 최후통첩을 갖고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을 방문한 파키스탄 대표단이 17일 탈레반과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파키스탄 대표단은 이날 탈레반 거점인 칸다하르에 도착하자마나 와킬 아흐메드무타와킬 탈레반 외무장관과 만나 회담에 들어갔다고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이 텔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파키스탄 대표단에는 막강 정보부(ISI) 수장인 마흐무드 아메드 중장을 단장으로, ISI 고위 간부들과 외무부 고위관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아프간 외무장관과의 회담이 끝나는 대로 카불로 이동, 탈레반 실권자인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와 군총수인 물라 모하메드 하산 등 최고지도부와 협상한다. 파키스탄 대표단은 협상에서 빈 라덴을 미국에 인도하지 않을 경우 미국 주도의국제연합군으로부터 보복공습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는 점을 밝힐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파키스탄군 소식통은 최후통첩이 탈레반측에 전달된다는 징후는 아직 없지만 빠르면 이번 주말 공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통보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은 육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전쟁준비 태세에 들어갔다고국방부는 말했다. 한편 탈레반의 오마르 최고지도자는 이날 종교 지도자와 전국 각지의 부족장 등으로 구성된 국회를 소집,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AIP가 보도했다. AIP는 전략문제를 비롯한 중요 국가적 문제를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이 `슈라' 회의에 아프간 32개주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