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사진)는 이번 대참사에 대해 "미국 스스로가 보안에 허술함을 보임으로써 화(禍)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6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컬럼에서 미국은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을 무책임하게 민간에게 맡김으로써 커다란 실책을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 예로 미국공항의 안전요원은 다른 나라와 달리 항공사들이 책임지고 채용하며 시간당 6달러 정도의 박봉만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이들은 몇 시간에 불과한 직업훈련을 받은 후 배치되며 90% 이상이 휴대품 검색업무를 한 지 6개월도 안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항공안전 요원들이 받는 임금은 미국에 비해 2.5배나 되는 시간당 15달러이며 정부가 이들을 책임지고 고용하고 이들은 또 법 집행권한을 부여 받아 업무에 임하고 있어 미국과 대조된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부실한 항공보안 탓에 오래 전부터 테러범들이 미국의 민간항공기를 테러목표로 삼고 있다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