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의 여파로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이어 오는 24일부터 내달 5일까지로 예정됐던 제5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도 연기될 전망이다. 16일 유엔 관계자에 따르면 유엔은 18일께 총회 기조연설 연기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나 현재로선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참석해 연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당분간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유엔은 기조연설을 연기하는 대신 그 뒤에 이어지는 각 위원회별 토의를 앞당겨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총회의장이 사회를 맡는 기조연설이 연기되고 각 위원회별 토의가 먼저 이뤄지면 제56차 총회의장을 맡은 한승수(韓昇洙) 외교장관이 당초 일정을 조정해 조기에 귀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앞서 테러참사 직후 총회 결의를 통해 19일부터 사흘간 세계 75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아동특총을 무기 연기한 바 있다. 유엔은 총회 기조연설에 참석하는 정상들의 경호를 맡은 연방 재무부 비밀검찰부 뉴욕본부가 세계무역센터 테러로 파괴되고, 고위 외교사절 경호를 담당한 뉴욕경찰도 테러현장에 동원돼 경호에 나설 여력이 없는 점 때문에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커닝햄 유엔주재 미 대리대사는 이와 관련해 "거리상황이 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기조연설을 강행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아니다"면서 "여러가지 방안중에서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추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주변에서는 아난총장이 기조연설 강행을 권고하면 경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설자를 추가 경호가 필요치않은 각국의 유엔주재 대표부 대사로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본부=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