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테러사건을 수습해나가는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자에서 '대통령의 스타일이 달라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부시의 새로운 면모를 부각시켰다. 뉴욕타임스는 같은 날 '뉴욕시는 줄리아니를 뉴욕에 꼭 필요한 인물로 보고 있다'며 퇴임을 앞둔 그의 열정적인 사고수습 노력을 집중 보도했다. 실제 부시는 집권 8개월간 말수가 적은,그래서 잠수해 있는 듯한 대통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테러가 터진 지난 11일 오전 플로리다주에서 즉각 워싱턴으로 돌아오지 못해 '유약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부시는 그날 저녁 "연방정부는 건재하다"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언론을 활용한 이미지 부각 노력에 성공했다. 12일 밤에는 화재가 난 펜타곤(국방부 청사)을 방문,구조대원을 격려했고 13일에는 환자들이 수용돼 있는 병원을 찾아가 희생자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14일에는 '국가기도 및 추모'예배에 참석한 뒤 곧바로 뉴욕 세계무역센터 붕괴현장을 방문,구조대원들과 시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포스트지는 ABC방송과의 공동여론조사결과 부시의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지지도가 전주에 비해 31%포인트 높은 86%로 껑충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퇴임을 2개월 앞둔 줄리아니 뉴욕시장에 대한 인기도 치솟고 있다. 사고 당시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아침식사를 하던 줄리아니는 부시장인 조셉 로타로부터 사고소식을 듣자마자 현장으로 달려나가 마스크를 쓴 채 수습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뉴욕경찰들이 쓰는 모자와 잠바,뉴욕소방관들이 입는 셔츠를 입고 먼지와 굉음으로 뒤범벅이 된 현장과 병원을 오가며 계속되는 기자들의 브리핑 요청도 슬기롭게 소화해내가고 있다. 뉴욕의 범죄율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깨끗한 도시로 만들어 관광객을 대거 유치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는 그는 퇴임 2개월을 앞두고 뉴욕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