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이기창 특파원= 조지 W. 부시미국 대통령은 15일 "우리는 전쟁중"이라고 선포하고, 육.해.공 전군에 `(공격)준비'를 갖추라고 지시, 테러를 응징하기 위한 미국의 대규모 보복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은신중인 오사마 빈 라덴을 테러의 첫번째 용의자로 지목했으며, 공습 및 지상전의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인접국인 파키스탄의 전폭적인 협력을 약속받은 상태다. 미국의 대테러 보복전이 이르면 금주말 개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 항공모함들이 속속 중동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비밀 지상군 임무를 띤미 특수부대 요원들은 이미 파키스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개전에 앞서 의회의 지지와 국민의 단합을 당부하고, 대외적으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의 우방들은 물론러시아, 중국 등 국제 사회 전반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총력 외교전을 계속하고있다. 미국이 군사행동에 들어갈 경우 일부 우방들은 직.간접적으로 미국의 지원에나설 것으로 보인다. ◆ 부시 대통령의 전쟁상태 선언= 부시 대통령은 15일 아침 워싱턴 인근 캠프데이비드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안보.외교팀과 전략 구수회의를 열어 `미국은 전시'라고 선언, 교전상대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겨냥한 화요일 테러참사의 배후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반미테러리스트 빈 라덴을 지목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이 빈 라덴 축출을 거부할 경우빈 라덴과 비호국가에 대해 똑같이 "뿌리를 뽑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테러보복전의 첫번째 교전대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분명히 지목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 전쟁은 간단치 않을 것인 만큼 국민 여러분들의 굳은 결의가필요하다"면서 장기간에 걸쳐 많은 비용과 희생을 요구하게 될 전쟁에 앞서 마음의준비를 갖출 것을 당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육.해.공 전군에 비상대기 태세를 거듭 지시했으며, 이번 테러보복전에서 지상군의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말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14일 의회에서 400억달러에 이르는 긴급 지원 군비와 무력사용권을 승인받았으며, 최대 5만명의 예비군과 주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국방부에 부여했다. 이번 예비군 동원령은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최대 규모이다. ◆ 파키스탄의 전폭적 협력= 파키스탄은 인접국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공격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파키스탄은 15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주재로 각의와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국제사회의 테러리즘 전쟁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이 요구한 ▲다국적군의 파키스탄 주둔 ▲공습시 파키스탄 영공개방 ▲빈 라덴의 탈주를 막기 위한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봉쇄 등에 모두 합의했다고 미 고위 관리는 밝혔다. 그러나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전폭적인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행동시 미국이 유엔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따라서 다국적군 주둔과 지상군 작전시 양국간에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이 상황에서 이미 미 해병대 특수부대 그린실즈의 특수지원단 요원 50여명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 빈 라덴 제거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키스탄 신문들은보도했다. ◆ 미군의 전쟁태세= 부시 대통령은 육.해.공 전군에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등 공습과 지상전을 병행한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륙 오지 산악국인 아프가니스탄의 지리적 상황을 감안할 때 비정규전부대인 특수작전부대가 군사행동의 핵심역할을 맡을 것이 확실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망했다. 이미 미 특수부대 요원들을 태운 항공기 2대가 파키스탄에 도착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으며, 이들의 임무중 하나는 아프가니스탄에 잠입해 빈 라덴을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의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지(紙)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미사일 공격을퍼붓기 위해 항모를 중동지역으로 속속 집결시키고, 유조선이 전폭기의 급유를 위해이동중인 모습이 포착됐다고 15일 보도했다. 또 미국내 제82 공정사단과 제101 공정사단이 테러 직후부터 중동으로 떠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주일미군은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있는 이지스함 `카우펜스'를 15일 아침 출항시킨데 이어 빠르면 17일 또다른 이지스함 `카티스 윌버'와 `빈센스'를 발진시킬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목적지는 미국의 테러전에 대비, 중동방면인 것으로 보이나 미군은 "출항 목적지를 밝힐 수 없다"고 함구했다. ◆ 아프가니스탄의 대미(對美) 항전결의= 대미항전 결의를 다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을 비롯한 인접국이 미국의 군사행동에 도움을 줄 경우 대규모 군사공격을 통해 보복하겠다고 15일 경고했다. 탈레반은 이날 외무장관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어떤 인접국이든 미군에게 지상군 상륙기지나 영공을 내주는 나라가 있다면 무자헤딘(전사)들에게 대규모 보복공격을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sk@yna.co.kr (워싱턴.페샤와르=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