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걸프전 후 페르시아만에 주둔해온 미 육.해.공군이 이번 오사마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격에서 어떤 역할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빈 라덴은 걸프전 후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한 것에 반발, 극단적인 반미 테러리스트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리적으로 볼 때 사방이 바다로부터 1천600㎞ 이상 떨어진 내륙에 자리잡고 있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 해군이 쉽게 공격하기 어려운 것으로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 주둔하고 있는미 육군과 공군 전투기, 해군 함정 등이 이번 보복 공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빈 라덴을 극단적인 반미 테러리스트로 만들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미군이 10년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공격에 선봉에 선 것이다. 현재 이 페르시아만 지역에는 평상시보다 5천여 명 많은 3만여 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증강된 병력은 본국 귀환 일정을 취소하고 페르시아만에 머물고 있는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 전단 소속이 대부분이다.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와 칼 빈슨호는 각각 항공기 75대를 탑재하고 있을 뿐아니라 각각 10여 대씩의 순양함과 구축함 등을 거느리고 있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공격이 시작되면 미사일 공격 등 선제공격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테러리스트 근거지가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있어 이번 보복 공격으로 빈 라덴이 제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콜라이 코발료프 전 러시아 연방안보위원회(FSS) 위원장은 "빈 라덴을 명중시킬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경고했다. 예비역 대령 출신인 빌 테일러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분석가는 "그는 계속 이동하며 은신처도 많다"며 "우리는 전적으로 파키스탄 등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