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대한 테러사건 이후 아랍계 미국인에 대한 테러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1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에 따라 미국정부는 아랍계에 대한 위협이 사태해결과 미국민들의 결속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인종이 아랍계일 뿐이지 미국에 귀화해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이들 아랍계 미국인들은 지난 1941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 이후 11만~12만명의 일본계 미국인들이 사막 한가운데 집단수용소에 수감됐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들이 혹시 그런 대우를 받게 되지나 않을까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아랍계 미국인 단체와 회교사원 종교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자신들이 미국민이며 미국사회를 위해 기꺼이 봉사하고 있다는 점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텍사스 덴턴의 한 이슬람 사원에는 13일 화염병이 투척돼 사원 건물이 손상됐으며 클리블랜드의 한 회교사원도 화염병 공격을 받아 일부 건물이 소실됐다. 또 맨해튼에서도 13일 백인 3명이 한 회교도를 '테러분자'라며 폭행을 가했으며 루이지애나의 일부 학교들은 중동계 학생들이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 때문에 학교문을 닫았다. 아랍계 미국인들이 미국내에서 가장 많이 모여사는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 교외지역의 한 아랍계 지도자 자나 마키는 "미국은 희생양을 찾고 있으며 우리가 그 대상이 되고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들이 진주만 공격 이후 일본계 미국인들이 당한 수모를 그대로 당할지모른다는 걱정 속에 휩싸여 있다. 이에 따라 디어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랍계 집단거주지역의 아랍계 지도자들은 경찰이 24시간 순찰을 돌고 아랍계에 대한 위협을 예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은 13일의 기자회견에서 아랍계나 동남아계미국인에 대한 테러위협은 미국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관련자는 절대 용납되지 않을것임을 강조했다. 아랍계 미국인들은 이같이 자신들에 대한 일부 미국사회에서의 부정적인 태도를인식, 이번 재난 구호 및 부상자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디어본의 아랍계 단체들은 자원봉사 의사를 모집,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보내의료활동을 지원토록 하고 있으며 아랍계 상공회의소는 성금을 모아 기탁하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