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할 가능성이있는 아프가니스탄은 험한 지형과 주민들의 보복 등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정복하기어려운 나라였으며 그래서 침략군의 무덤으로 불려왔다고 더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금까지 무굴제국, 몽골제국, 영국, 러시아 등이 이 나라의 전사 부족들을 정복하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알렉산더대왕이 한때 이나라를 정복하는데 성공했으나 2천년 이상 전의 일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높은 산들과 넘기 어려운 산맥, 나쁜 날씨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은 아시아의 중심에 완충지대가 됐고 이 때문에 외부 제국주의 열강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정복을 시도했던 나라들은 곧 그 전략의 어리석음을 알게 됐다고 신문은말했다. 다리우스대왕은 기원전 500년에 헤라트, 메르브, 카불, 잘랄라바드 등 고대 도시들을 포함해 아프가니스탄의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페르시아제국을 아프가니스탄으로 확대했지만 지금의 칸다하르와 쿠에타 지방인 아라초시아에 사는 부족들의 끊임없는 반란에 시달렸다. 알렉산더대왕은 기원전 329년에 아프가니스탄의 북쪽으로 진출했지만 3년밖에머물지 못했다. 페르시아인들은 800년후에 되돌아 왔으나 다리우스대왕처럼 부족들을 통제할 능력은 없었다. 심지어 이슬람이 아프간의 산악지대에 진입했을 때도 부족들은 외부 지배에 굴하지 않았다. 타메르라네가 1370년부터 1404년 사이에 이 나라 지배를 시도했으나지방은 평정하지 못했다. 페르시아인들은 계속해서 재차 정복을 시도했으나 결정적인 또는 지속적인 승리는 거두지 못했다. 지난 1834년 인도로부터 시크족이 침략해와 페샤와르를 점령했으나 곧 패퇴하고그들의 장군은 살해됐다. 가장 유명한 쟁탈전은 19세기 들어서 인도 정복을 공고히 하기 위해 침략했던영국과 중앙아시아제국의 영토를 남쪽으로 확대하기 위해 쳐들어왔던 러시아 사이에벌어졌다. 영국이 처음 침략한 것은 1839년으로 당시 아미르 도스트 무하마드 칸은 영국에항복하고 인도로 추방됐으며 샤 수자가 꼭두각시 왕으로 옹립됐다. 그러나 3년후 그는 아프간인들에 의해 살해됐고 아프간인들은 1842년 1월 영국인들에 대한 전면적인공격에 나섰다. 당시 4천500명의 영국군과 1만2천명의 부양가족중 단 1명만이 비틀거리는 조랑말을 타고 잘랄라바드에 있는 인도.영국군 혼성부대 기지에 도착했다. 빅토리아여왕 시대에 영국 육군이 당한 최악의 패배였다. 영국군을 격퇴시킨 후 아프가니스탄은 독립국이 됐으며 귀양갔던 아미르 도스트무하마드 칸이 돌아와 1863년까지 왕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러시아가 북쪽에서부터 처들어왔다. 러시아는 1865년에 부카라,타시켄트, 사마르칸트를 점령하고 1873년에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세웠다. 그로부터 5년후 영국이 1842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2번째 전쟁을 일으켰으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1880년 철수하고 아프간의 외교권만을 주장했다. 1885년에는 러시아가 다시 침략해 남쪽을 휩쓸었으며 메르브와 헤라트, 옥수스강 북쪽의 오아시스를 점령했다. 영국과 러시아간의 쟁탈전은 계속됐으며 1907년 양국이 세인트피터스버그조약을체결함으로써 아프가니스탄은 러시아의 영향에서 벗어났고 그후 70년간 어느 나라도다시 침략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외세의 침입이 없어지자 내부에서 끊임없는 반란과 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다가 지난 79년 집권한 바브라크 카말 정부가 소련을 불러들임으로써 또 한차례 피비린내나는 정복전쟁이 벌어졌다. 결국 소련은 지난 88년 제네바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할 때까지 5만명의 병력을잃고 돌아갔다. 영국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프가니스탄의 높은 산악지대가 그들의무덤이 된 것이다. 한편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놀란 서방진영은 직접 개입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고 미 중앙정보국(CIA)이 즉각 나서서 바주카포, 로켓포, 견착식 스팅어 미사일, 대포, 탄약 등 모두 21억7천만파운드(4조3천400억원) 상당에 이르는무기를 제공했다. 이 무기들은 파키스탄에서부터 노새에 실려 산맥을 가로질러 아프간 군벌에 전달됐고 소련군이 패퇴한 이후에도 이들은 이 무기들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경우 자신들이 30여년전에 제공했던 무기들로 무장한 아프가니스탄군과 맞서게 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