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동시다발테러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칭한대로 '21세기의 첫 전쟁"이라면 이와같은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군사적 발상과 더욱 대담한 전술이 요구된다고 뉴역 타임스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군사력 사용에 있어 공군력과 장거리 정밀무기 우선 사용, 지상군 투입 자제라는 원칙을 고수해 왔으나 이제는 이런 원칙이 더는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제까지 미국의 군사전략은 암살금지정책 등으로 인해 선제공격보다는 적의 도발에 대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측면이 강했다. 지난 98년 빌 클린턴 행정부가 동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미국 대사관 폭탄테러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내 오사마 빈 라덴의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보복조치를 끝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소극적인 군사행동은 또한 지상군 파병과 같은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을 경우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인명피해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뉴욕과 워싱턴 동시다발테러는 남의 일로만 여겨졌던 테러가 미국의 심장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제는 공격을 받은 뒤 보복하는 소극적인 대응에서 탈피, 지상군 파병과 같은 적극적인 대응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코소보 등지에서 큰 효과를 본 공습은 수시로 근거지를 옮기는 테러집단에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테러집단에 대한 효율적인 응징을 위해서는 공군의 지원 아래 지상군을 투입해야 하며 이런 경우 공수부대 투입 또는 헬기를 이용한 강습작전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신임소장인 프랑수와 헤스부르도 크루즈 미사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잊어버려야 한다면서 테러의 위협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이상 이제는 방법보다는 목표인 테러집단 분쇄를 어떻게 달성하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군사(軍史)학자인 존 키건 역시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강력한 군사행동이 테러리스트 체포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런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 결국 테러리스트와 테러 지원국의 활동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