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랍권 국가에 대한 보복공격이 임박함에 따라 중동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14일 재계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동지역에 있는 국내기업들은 주재원 가족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거나 상황에 따라 주재원을 아예 철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미국의 주 공격 타깃으로 떠오른 아프가니스탄에는 한국업체의 지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근처 두바이의 32개사를 비롯해 리야드 13개사,쿠웨이트 6개사 등 중동지역에만 60여개사가 지사를 두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디아 지역의 건설현장에 파견된 9명의 근무자를 포함,중동지역에 모두 21명의 주재원을 두고 있는 삼성물산은 UAE 두바이지점장 박홍식 상무를 중동대책반장으로 임명,소개(疎開)대책을 세우고 있다. 또 주변 국가로의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주재원 가족의 대피,공관으로의 철수 등을 준비중이다. 두바이와 테헤란 암만 등 3곳에 지사를 두고 있는 LG상사를 비롯해 다른 종합상사들도 현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책을 운용토록 지침을 내려보냈다. 중동측 바이어와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거래대금의 안정된 회수를 위한 안전조치와 계약 불이행에 따른 대응책을 준비토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라크 바그다드와 이란 테헤란,사우디아라비아 제다,요르단 암만 등에 근무하는 주재원 가족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켰으며 이와함께 가능한한 추석연휴에 앞서 조기 귀국토록 지시했다. LG전자는 두바이의 판매법인과 테헤란 바그다드의 판매지점간 24시간 비상연락 체계를 가동토록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근무자 30여명을 제외한 가족들을 우선 유럽 등 인근 안전지역으로 대피토록 했다. 또 이 지역에 TV와 에어컨 등을 중심으로 연간 5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만큼 판매대금의 안정된 회수 방안도 마련토록 했다. 상대적으로 중동지역 진출이 활발한 건설업계는 91년 걸프전 당시에 버금가는 수준의 근로자 안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우선 본사 대책반과 현지지사 공관의 3각 연락체계를 확립하고 불요불급한 출장외에는 외출을 삼가토록 현장에 긴급 지시했다. 쿠웨이트와 이란의 건설현장에 50여명의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는 대림산업은 현지 직원들이 대사관과 24시간 연락체계를 갖추고 상황에 따라 대피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