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시 행정부의 신임 합참의장 지명자인 리처드 마이어스 공군 대장은 이번 테러 공격 당시 피랍 비행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두 번째 건물에 충돌할 때까지 공군이 전투기를 발진시키지 못했다고 13일 시인했다. 공군 대장인 마이어스 지명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과 워싱턴을 겨냥한 테러공격에 군의 대응이 늦은 데 대해 의원들의 질책 섞인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마이어스 지명자는 무역센터 두번째 건물이 강타를 당한 후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 사령관인 랠프 에버하르트 공군 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그 때 전투기 발진 결정이 내려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이어스 대장은 "냉전 때에 비해 현재 우리는 비상경계상태에 있는 전투기들이 훨씬 적다"고 초기 대응이 늦은 이유를해명했다. 마이어스 대장은 또 "전투기 발진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무엇을 위해 전투기를 발진하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는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 오는 위협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앞서 NORAD 대변인 마이크 페리니 대령은 11일 밤 세계무역센터를 겨냥한 여객기중 한 대를 요격하라는 명령을 전투기에 내렸으나 전투기가 발진했을 때는 이미 여객기가 무역센터 건물을 들이받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리는 워싱턴 국방부 건물이 공격받은 지 15-20분이 지나도록, 다시 말해 무역센터 두번째 건물이 공격당한 지 40분 가량 흐르도록 워싱턴 상공에는 미군기가 한 대도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미군은 고도 경계령을 발동한 상태에서 한국발 미국행 대한항공 여객기를 테러범에 납치된 다른 오객기로 오인해 잘못된 경보를 내놓는 실수만을 저질렀다. 마이어스 대장은 이밖에 군이 펜실베이니아에 추락한 납치 여객기를 격추했느냐는 소문에 대해 "군은 어떤 여객기도 격추한 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j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