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사건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발생 수분 후 새로운 은신처로 급히 이동했다고 13일 파키스탄 정보기관 소식통들이 밝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빈 라덴은 새 은신처로 이동하며 자신의 행선지에 대해서 밝히기를 거부했으며, 미국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어디에 있었는 지에 대해 알리기를 거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리는 이러한 파키스탄측 보고를 확인했다. 아프간 집권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고 있는 파키스탄은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군사조직에 대해 훌륭한 첩보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빈 라덴은 케냐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로 미국이 아프간 동부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98년 8월 이후 종적을 감췄다가 지난 2월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시에서 열린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며 대중 앞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었다. 경비 조직과 함께 은밀히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진 빈 라덴은 한 곳에서 이틀간머무르는 법이 없다고 탈레반의 군 사령관들은 말했다. 칸다하르는 탈레반의 군사 본부가 있는 곳으로, 칸다하르국제공항에는 `아프간의 아랍인'을 위해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복합 건물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들 아랍인들은 지난 80년대 옛소련군의 아프간 침공에 따른 지원군들로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에 흡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에서 테러 사건이 발생한 후 칸다하르의 아랍인들이 아마도 미국의 공격을 피해 머물고 있던 지역에서 신속히 빠져나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또한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는 최근 몇 달 간 아랍인들이 자주 모습을 드러냈으나, 테러 후 몇몇 아랍인 가족들이 차량에 짐을 싣고 떠나는 모습도 목격됐다. (카불 AP=연합뉴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