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동시다발 테러와 관련한 미국의 보복공격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13일 유력한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미국에 넘겨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빈 라덴과의 결속을 과시했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는 이날 아프간 칸다하르의 집무실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빈 라덴은 이번 미국에서의 대규모 테러사건에 관련이 없다면서 미국은 빈 라덴 비난에 앞서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오마르는 이번 일련의 테러들이 상호 정교하고 복잡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 자체가 빈 라덴이 연루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이번 테러는 훈련된 조종사만이 수행할 수 있으며 빈 라덴 휘하에는 어떤 조종사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까닭이나 논리도 없이 맹목적으로 빈 라덴을 비난하는 것은 서방 첩보기관들에게 손쉬운 탈출구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번 사건은 오히려 빈 라덴의 결백을 보여줄 시험대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와클리 아흐메드 무타와켈 아프간 외무장관도 이번 공격과 관련해 빈 라덴의 연루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들의 신빙성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첩보기관들은 미 국민과 의회에 책임이 있어 뭔가 말해야만 하는 처지에 있어 자신들의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누군가를 비난하려 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아프간에 대한 군사공격을 서두르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