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시다발 테러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필리핀으로 탈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타르 타스 통신이 필리핀 관계자의 말을 인용, 13일 보도했다. 로돌포 비아존 필리핀 상원의원은 이날 "빈 라덴이 은신처인 아프가니스탄에서신변 위협을 느낄 경우 필리핀으로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필리핀 남부에는 빈라덴과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 아부 사야프가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타르 타스 통신은 또 독립국가연합(CIS) 산하 테러예방센터 소장을 역임한 빈센테 카니스트라로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이 알 카에다(빈 라덴이 이끌고 있는 테러조직)가 세계 곳곳에서 채용한 분석가와 테러기획자들을 은신처인 아프가니스탄에서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니스트라로는 빈 라덴이 채용한 분석가들은 캐나다에서 호주, 또는 요르단에서 코모로 제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의 국경 감시망을 면밀히 분석해 방공망의취약한 부분을 찾아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어떤 지역의 분석가나 테러기획자가 체포될 경우 빈 라덴은 알 카에다가 채용한 다른 사람을 즉각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카니스트라로는 이번 테러사고에 이용된 여객기가 납치된 보스턴 지역에도 빈라덴이 관여하고 있는 사우디 업체의 후원자들이 다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례로 빈 라덴과 매우 친한 친구들이 보스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빈 라덴의 형제 가운데 한 명은 하버드대에 장학금 기금을 조성해 놓았다고 밝혔다. 한편 테오피스토 긴고나 필리핀 외무장관은 13일 이번 테러사건에 대한 보복작전이 임박할 경우 미국은 특정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소개시킬 비상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긴고나 장관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이 아시아 또는 중동지역의 미국인들을소개시킬 경우 미국 비행기가 필리핀에 중간 기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구두로 요청해 왔다고 전했다. 긴고나 장관은 또 "필리핀 정부는 미국측의 이런 요청을 이미 수락했지만 미국정부측에 중간 기착을 공식 요청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홍콩.카이로.마닐라 이타르 타스.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