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테러사건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빠른 시일내에 예고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12일 "미국에 끔찍한 테러를 자행한 범인들에 대해 '사전 경고 없이' 군사적 응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미국이 군사 행동에 들어갈 방침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라고 선언하고 테러를 저지른 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미국은 전세계와 힘을 합칠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번 동시다발테러를 나토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행위로 간주, 공동군사작전에 돌입할 태세여서 대규모 연합군사작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언제, 어떻게 보복할까 =보복시기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수일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이번 주말 안에, 테러수사가 늦어질 경우 다음주중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12일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다양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테러범은 물론 비호세력까지 단호히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부시는 어떤 보복조치를 취할 것인가. 미국 MSNBC 방송은 빈 라덴 은신처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전술핵 무기를 포함한 대규모 공습 특수부대 투입을 통한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상군 투입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등 탈레반 지원국에 대한 외교적 압력 등 4가지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 여론은 지상군 투입 등 고강도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작전 시나리오 =군사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보복 시나리오는 대략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는 테러의 배후세력인 빈 라덴의 신병을 확보하는 작전이다. 현재 미 정보당국 정예요원들이 신병확보 작전에 이미 투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단계는 미국 단독으로 테러지원범의 본거지인 테러기지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다. 3단계는 미군이 나토와 협력,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에 있는 테러거점들을 정밀폭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토가 군사조치에 무조건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테러 배후가 외부세력으로 확인되더라도 나토가 미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할지 여부는 테러 배후의 성격과 미국의 응징 수위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움직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가 현재 걸프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프라이즈는 최근까지 걸프해역에서 이라크의 비행금지구역 감시 활동을 수행하다가 11일 항공모함 칼 빈슨과 임무를 교대하고 귀환 길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출항 직후 이번 테러 사건이 터짐에 따라 인도양에서 대기하며 워싱턴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은 보통 걸프해역에 항공모함 한 척만 배치해 놓고 있으나 현재 두 척이 걸프 해안에 머무르고 있는 형국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