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응징하겠다" "미국은 테러범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테러응징엔 사전경고 없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잇단 발언이 전 세계 테러국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일부 미국의 적성국가들은 자칫 동시다발 테러의 유탄을 맞지않을까 초조해 하고 있다. ◇ 아라파트, 테러희생자 위해 헌혈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12일 미국의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아까운' 피를 뽑았다. 영국 PA통신은 '아라파트가 자신의 오른팔에서 피를 뽑고 있는 동안 미소를 지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시파병원에서 헌혈을 마친 뒤 "부시 대통령과 미국인들에게 우리의 조그만 능력을 기부한다"고 의미있는 말을 던졌다. 아라파트는 중동문제에서 사사건건 이스라엘편을 들어온 미국과 원수지간.따라서 그가 진심으로 테러를 슬퍼할지 의문이다. 단지 '우리는 테러와 무관하니 좀봐달라'는 제츠처를 취한 셈이다. ◇ 카스트로 "테러에 슬픔 느껴" =세계적 독설가, 철저한 반미주의자인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2일 "미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미국민과 함께 슬픔과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이날 국영 일간 그란마에 게재된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공격을 강력히 비난한 뒤 "가족을 잃은 미국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사회에는 폭력과 무기로 무장된 극단주의 조직들이 많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테러에 취약한 국가로 변하고 있다"는 '애정어린 충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지지하는 듯한 카스트로의 발언이 '분노의 유탄'만은 피해보자는 전략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탈레반 "라덴 추방고려" =테러배후의 유력한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범행증거가 제시되면 라덴의 추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인 압둘 살람 자이프는 빈 라덴 추방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증거를 검토한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