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 비행기 충돌테러와 관련된 한인피해를 접수받고 있는 뉴욕총영사관(총영사 김항경) 상황실은 12일 오전초상집 분위기였다. 한인 피해를 집계하기 위해 5층 사무실에 설치된 상황실 집계판의 숫자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늘어만 가는 것이 뜬눈으로 밤샘을 한 상황실 요원들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 1동에 입주한 한국 지상사 주재원 33명 중 LG화재 구본석 지점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전날 모두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지만이곳에 사무실을 갖고있으면서 테러사건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는 친지들의 실종신고가 잇따라 몇분간격으로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두려운 상황이었다. 전날 밤 20여명에 불과했던 현지 교민의 연락두절 신고는 이날 오전 불통됐던전화사정이 좋아지면서 55명까지 불어나 예상 밖으로 한인 피해가 커진데다 사고발생 만 24시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끊어졌다면 변을 당한 것으로 봐야하지 않겠느냐는생각이 앞섰다. 이날 오후가 되면서 민원담당 부서를 제외한 총영사관의 전직원이 매달려 연락두절 신고를 한 당사자들에게 다시 확인을 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또 세인트빈센트 병원을 비롯한 뉴욕시내 4개 병원을 돌며 아직 부분적으로 밖에 작성돼있지 않은 사상자 명단을 보고 한국인 성씨를 가진 인물을 찾는 작업이 병행됐다. 전화확인 작업에서는 신고가 중복되거나 소재가 파악된 뒤 상황실에 연락을 하지 않은 18명이 확인돼 실종자는 다시 37명으로 줄어들었다. 상황실에서는 소재가 확인된 뒤 연락을 주지않은 당사자들의 야속함보다는 그나마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 다행이란 분위기였다. 병원 사상자 명단 확인작업을 통해서는 크리스티나 김을 비롯해 한인으로 추정되는 3명을 확인했으며 아메리카항공(AA) 탑승자 명단을 통해서도 대니 리와 동 리등 2명의 한인추정 이름을 발견했다. 그러나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신고된 인물 중 병원명단에 올라있는 한인은 1명도 발견되지 않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총영사관측은 이때문에 13일부터는 상황실에 필수요원만 남겨두고 나머지 인원은 뉴욕과 뉴저지주의 주요병원을 돌며 사상자 명단을 확인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