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공격으로 무너져 내린 세계무역센터와 같은 고층건물들은 강풍에 견디도록 설계돼있기 때문에 상층부에 비행기 충돌과 같은 충격이 가해질 경우 견딜 수 없다고 더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토목협회 고든 마스터튼 구조공학위원장의 말을 인용, 고층건물은 지하를 비롯한 아래부분이 강하게 설계되고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유연성을 위해 기둥이 가늘고 약해진다고 말했다. 마스터튼 위원장은 따라서 상층부로 갈수록 충격에 약해지며 이때문에 무역센터가 지난 93년 지하주차장에서의 폭탄테러에는 견뎠지만 이번 비행기 충돌에는 급속히 붕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가 이점을 생각한 것이 분명하다며 테러범들이 이를 알고 의도적으로 상층부를 겨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역센터는 튜브건물이라는 형태로 철과 콘크리트로 내부 중심을 만들고 외부는 철제 기둥과 빔을 조밀하게 연결해 둘러싸는 방식으로 건설되며 이는 화재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PA통신은 그러나 다른 건축가들의 말을 인용, 강력한 불이 무역센터를 붕괴시켰다고 진단했다. 건축가들은 비행기 충돌로 이미 건물이 약해졌지만 뒤따른 화재가 붕괴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토목공학 교수들은 오늘날의 건축물들은 이같은 강도의 열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건물이 비행기 충돌의 충격만으로는 버틸 수 있었겠지만 2만4천갤런에달하는 항공유가 쏟아져 발화되면서 건물의 철제부분을 녹여 붕괴됐다고 말했다. 무역센터 건설책임자이자 콜로라도대학교 교수인 하이만 브라운은 무역센터 건물이 강력한 충격에 견디도록 설계돼있지만 그런 건물이 화재에도 견딜 수 있도록설계될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며 만약 하층부를 공격했다면 소방관들이 빨리 불길을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