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12일 이번 미국 심장부에 대한 테러를 자행한 단체를 은신시켜 준 정부에 대해 가공할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력 주문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11일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는 조직적인 계획과 기구, 많은 비용, 근거지 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결코 즉흥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이같은 체계화한 테러는 단순한 보복보다는 그 테러기구를은신시켜주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무력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테러가 자행되면 실제 범인을 색출하는 동안 비슷한 규모로 여겨질 정도의 응징을 해왔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 땅에서 발생해 미국민의 자유로운 생활방식과 삶을 위협하는 것인 만큼 다른 방식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즉각 취해야 할 조치는 사상자를 구호하고 정상생활을 되찾는 것이며앞으로는 매일 그같은 공격에 노출돼 있는 사람들에게 좀더 동정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키신저 전 장관은 말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미정부는 진주만 공격처럼 이번 테러를 가능케 한 시스템을파괴하는 체계적인 대응을 수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키신저는 이 시스템이 몇몇 국가의 수도에 은신해있는 테러기구들의 네트워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경우에서 보면 미국은 이들 국가를 처벌하지 않은 채 대충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미국이 일종의 경찰처럼 해왔던 만큼 이젠 다른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테러에 대한 응징도 필요하나 그것만으로는 체계화한 테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제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정부가 이런 테러를 감행할 수 있는 테러단체를 은신시켜준 것으로밝혀질 경우, 마땅히 가공할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키신저는 중요한 문제는 이번주나 다음주 어떤 보복 공격을 가하느냐 하는 것이아니라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은 만큼 굳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해도 조용하고신중히, 그리고 가차없이 대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