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고층 건물로 위용을 자랑했던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맥없이 붕괴된 이유는 무얼까. 이유는 강력한 화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12일 당당한 위용을 뽐내던, '미 경제파워'의 상징이었던 쌍둥이 빌딩이 무력하게 무너진 것은 비행기에 실려있던 수천ℓ의 제트연료가 타면서 뿜어내는 강력한 화염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제트연료가 연소되면서 내뿜는 섭씨1천∼2천도의 강력한 열이 건물을 지탱하는 철제빔을 플라스틱처럼 약화시키고 콘크리트로 된 바닥재가 수직으로 붕괴되면서 1백10층짜리 건물전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세계무역센터는 허리케인이나 일반 화재에 의한 열 정도에는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 93년 차량폭탄 테러 때는 최초 설계에 참여했던 한 건축기사가 당시로선 동체가 가장 컸던 보잉 707기가 승객과 연료를 가득 싣고 부딪혀도 끄떡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비행기 충돌과 같은 엄청난 상황에서는 그 어떤 건물도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이 건축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