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과 워싱턴 등에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12일(한국시간)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가 56년만에 취소되는 등 미국내 스포츠 경기가 모두 중단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버드 셀리그 커미셔너는 12일(한국시간) 열릴 예정이던 메이저리그 15경기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셀리그 커미셔너는 "오늘 일어난 비극의 희생자에 대해 심심한 조의를 표하고 선수 및 관중들의 안전을 고려해 오늘 치르려던 경기를 모두 취소한다"면서 "사태의 추이를 살펴 경기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기 중단일이) 하루가 됐건 일주일이 됐건 개의치 않는다"며 "지금은 우리 자신이 아닌 나라를 생각해야 할 때다.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 앞으로도 메이저리그가 상당 기간 열리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정규리그는 팀당 20경기 정도를 남겨놓았지만 플레이오프까지 3주 밖에 남지 않았고 셀리그 커미셔너는 최소한 다음주 월요일쯤에야 경기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리그의 파행 운영도 불가피한 상태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파업이나 악천후가 아닌 긴급 사태로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은 시범경기를 포함, 이번이 불과 4번째. 1923년 8월 2일 워렌 하딩 대통령이 급서했을 때가 처음이었고 1944년 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상륙작전 D데이 때 정규시즌 경기가 하루 쉬었고 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서거일에 시범경기가 취소됐다. 올스타전은 1945년 전시 여행 통제로 갑자기 열리지 못했고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로 정규시즌이 1개월 앞당겨 폐막됐을 뿐 메이저리그는 웬만한 사태에도끄떡없이 열려왔기 때문에 이 사태가 미국 사상 초유의 '국난'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마이너리그 플레이오프전 역시 하루가 연기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팀 핀첨 커미셔너도 14일 개최하려던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대회 1라운드와 탬파베이클래식대회를 15일로 하루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PGA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 1, 2라운드를 15일 한꺼번에 치르기로 했고탬파베이클래식은 3, 4라운드를 17일 하루에 열 예정이지만 역시 사태의 추이를 봐일정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출전 선수 66명 중 데이비스 러브 3세 등 20명이 아직 대회장소에 도착하지 못했고 필 미켈슨은 대회 포기 의사를 전달해 오는 등 대회 개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부 투어인 바이닷컴 투어 또한 3, 4라운드를 하루에 치르기로 하고 1라운드가하루 늦춰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도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박희정 등 한국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세이프웨이클래식대회의 일정을 조정했다. 대회본부측은 "오늘은 매우 슬픈 날"이라며 "오늘 열려던 주니어 골프 클리닉을취소했으며 프로암 대회도 하루 연기했다"고 밝혔고 대회장인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콜롬비아에지워터골프장은 연습 라운드가 허용됐으나 한명의 선수도 보이지 않았다. 3라운드로 치러지는 이 대회는 일단 예정대로 15일부터 경기를 시작할 방침이지만 타이 보타 LPGA 커미셔너는 "사태의 추이를 살펴보고 앞으로 대회 일정을 추가로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프로풋볼(NFL)도 이번 주말 경기의 개최 여부에 대해 48시간 내로 확정짓겠다고 했으나 '지금 상황에서 경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경기는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US여자축구대회 2경기와 13일 열릴 예정이던 메이저리그 축구 4경기도 취소됐고미국아이스하키리그(NHL)는 사고 장소에서 멀지 않은 뉴욕 사무소를 잠정 폐쇄했고토론토 메이플립스와 버팔로 사브르스 등은 전지 훈련을 가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대학선수권(NCAA)의 모든 종목도 일제히 일정을 취소, UCLA와 남가주대학(USC) 등의 발표를 시작으로 오는 주말에 잡혀있던 풋볼, 배구, 축구 경기가 모두 없던 일이 됐다. 경마장 3곳을 폐쇄한 경마와 함께 뉴햄프셔에서 열리는 자동차경주 예선도 모두취소됐다. Khoon@yna.co.kr (뉴욕.세인트루이스 AP.AFP=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