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테러사건에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많다. 우선 사건의 배후인물이 누구인지가 최대 의문점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단연 이슬람 무장세력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건 직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던 것은 이슬람계의 반미감정을 잘 드러내줬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이 그동안 제1의 위험인물로 지목해온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백만장자 오사마 빈 라덴이 가장 유력한 배후자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빈 라덴이 12일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 사주혐의로 미 법원으로부터 궐석선고를 받을 예정이었던 점 △그의 추종자들이 3주 전 미국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던 점 등을 들고 있다. 다음으로 의혹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하마스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다. 특히 팔레스타인해방민주전선(DFLP)은 자신들이 이번 테러공격을 자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능력이나 미국의 보복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의 소행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체포돼 종신형을 살고 있는 이집트 무장단체 지도자 셰이크 오마르압둘 라흐만의 연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테러전문가 엘리 카몬은 라흐만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할 것이란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협박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헤즈볼라 등 중동에 즐비한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 동시다발적인 테러공격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