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동시다발 테러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 지지자들 간의 통화내역 및 사고 비행기 승객들이 폭발 직전 통화한 내용들을 종합하면서 빈 라덴의 사건 관여를 밝혀내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의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오린 해치는 미 첩보기관은 빈 라덴이 지지자들과 세계무역센터 및 국방부에 대한 공격을 논의하는 통신을 감청했다고 말했다. 해치 의원은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첩보기관들은 빈 라덴이 두 군데 목표물이 폭파됐다는 것을 인지했다는 점과 그와 관련 있는 인물들을 포함한 일부 정보를 중간에 빼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 해치의원은 또 수사기관들은 희생된 4대의 비행기 가운데 한 대에 탑승한 인물이 빈 라덴의 조직과 관계가 있다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최소한 비행기 승무원 1명과 승객 2명이 나머지 3대의 비행기가 각각 워싱턴과 뉴욕에서 추락하기 직전에 전화를 걸었는데 각 통화내용은 유사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화를 건 승객들은 납치범들이 칼로 무장했으며 일부의 경우 승무원을 찔렀고 비행기를 장악한 뒤 지상으로 추락하기를 강요했음을 시사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시어도어 올슨 미 법무차관의 부인 바버라는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을 이륙, 국방부 건물에 추락한 아메리칸항공 77기에 탑승중 휴대폰으로 남편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범인들이 칼 비슷한 도구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세계무역센터에 첫번째 충돌한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 타고 있던 한 사업가는 납치 된 뒤 자신의 아버지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다고 한 수사관계자는 전했다. 희생자의 아버지는 연방수사국(FBI)의 조사에서 아들이 첫 통화에선 스튜어디스가칼에 찔렸다고 말했으며 두번째 통화에선 비행기가 `추락중'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무역센터를 두번째로 들이받은 여객기의 한 여승무원도 비행기 뒤쪽에서 응급전화번호를 가까스로 눌렀다고 아메리칸항공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이 여승무원은 자신의 동료들이 칼에 찔렸으며 조종실을 점거당했고 비행기는 뉴욕으로 추락중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이번 테러와 빈 라덴을 연계시키는 초기 단계의 정보가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아직 빈 라덴을 범인으로 지목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지시켰다.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탈레반 군사정부는 빈 라덴에게는 그같은 테러 공격을 하기 위한 자원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