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대형참사가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진 12일 수도권 시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현지 언론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테러집단의 배후가 명확히 밝혀져지 않은 채 미국에 반감을 갖고 있는 일단의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미 수사당국이 판단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시민들은 "어떤 경우에도 인명을 살상하는 비인도적이고 파괴적인 행위는 이 땅에서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한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 가족과 친척을 두고 있는 시민들은 현지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등 불안한 표정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최강의 안보능력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최소한 여객기 4대가 동시다발적으로 공중납치당해 자살테러에 이용됐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자살테러사건이 보도된 직후 즉각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주한미군으로, 부대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외부 출입자들을 철처히 통제했다. 동두천의 미2사단 캠프 케이시 소속 영외 거주 미군들은 이날 자정께 모두 부대로 귀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부대측은 부대외곽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 데 이어 이날 아침 출근길의 한국인군속 근무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및 인천항 등 국내 주요 시설에 대한 경비도 강화됐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전 1시 인천국제공항 내.외곽에 경찰특공대 33명과 2개 전경중대 300여명을 배치하는 한편 공항 밀레니엄홀 중앙에 경찰장갑차 1대를 투입했다. 인천항에는 인천중부경찰서 112순찰차와 1개 기동중대 150여명을 동원,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평 미군부대 외곽에 인천 부평경찰서 112순찰차와 1개 기동중대를배치하기도 했다. 해양경찰청은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해상출동 중인 57척의 경비함정에 대해 대적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각 자치단체들도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주요 시설물의 경계강화를 지시하는 등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인천시는 이날 오전 시청과 송도 앞바다 LNG인수기지, 한국화약 등 주요 시설물에 대한 비상경계 근무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또 간부 공무원들에게는 퇴근 후에도 비상근무에 즉각 돌입할 수 있도록 유.무선 연락이 가능한 위치에서 대기하도록 시달했다. 경기도도 이날 새벽 모든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하는 한편 외자유치 관련부서를 중심으로 대미교류 일정조정 및 경제적 파급효과 등에 대한 검토 및 분석에착수했다. 한편 뉴욕 세계무역센터 32층에 입주해 있는 '경기도 뉴욕사무소' 소장 김태영씨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인천시가 미 필라델피아현지 한인 교포에게 관리를 맡긴 무역사무소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대한무역협회 경기지부는 도내 수출의 28%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발생한 참사로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대책을 논의중이다. 무역협회는 조만간 대미 수출업체들과 회합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원=연합뉴스) 박기성기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