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1일오후 7시(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로 돌아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오전 8시 50분께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분자들의 비행기자살공격으로 사상 유례없는 대참사가 벌어진 이후 10시간만에 미국의 수도, 정치의 심장부인 워싱턴 백악관으로 귀임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에게 있어 "화요일 대참사"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와 피를 말리는 대접전끝에 박빙의 차이로 승리를 한이래 가장 숨가쁜 하루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해병대 헬기 6대의 엄호 경호를 받으며 앤드루 공군기지로부터 백악관 헬기장에 내려 해병대원의 거수경례에 역시 거수로 답한뒤 굳은 표정으로 곧바로 백악관 집무실로 들어섰다. 감색 양복에 붉은 색 넥타이를 멘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를 동반하지 않은 채 단신으로 백악관에 귀환.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되고 무거운 표정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오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개혁에 관해 연설하던 도중 테러분자들의 동시다발성 테러공격에 대한 첫 보고를 받은 뒤 곧바로 국가안보회의 소집을 지시하는 것으로 군최고통수권자로서의 첫 조치를 단행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국가안보회의 핵심 위원들과 대책을 숙의한데 이어 국가비상계획안에 따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낮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인근에 있는박스데일 공군기지로 이동. 부시 대통령은 이곳 공군기지에서 첫번째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네브래스카주 전략공군사령부로 옮겨 총체적 상황을 지휘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 상.하원 지도부와 전화통화를 갖고 국가안보에 대한 초당적대처를 당부하는 한편 이달말 퇴임하는 헨리 셀턴 함참의장 등 군지도부와 계속 접촉을 갖고 범정부차원의 후속대책을 논의.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귀임에 맞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비롯한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 등이 정부차원의 대책을 국민들에게 공식 브리핑. 특히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테러공격을 받은 국방부에서 미 상원 군사위원장인민주당의 칼 레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워너 상원의원 및 군 지휘부를 배석시킨가운데 대테러 강경 응징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미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대내외에상징직으로 내보였다. 레빈 위원장은 럼즈펠드 장관의 브리핑이 끝나자 연단에 나서 "미국은 국난시 초당적으로 단합하는 게 전통"이라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의회차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귀임과 동시에 집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주재, 후속대책을 협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이날저녁 8시 30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는데 부시 대통령에게 있어 '2001년 9월 11일밤'은 대통령으로서 그리고 군최고통수권자로서 가장 긴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