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워싱턴 등지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이 관련돼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고 미국의 한 관리가 11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초기에 나타난 징후들로 보아 빈 라덴과 관련된 개인들이나 그의 알-카에다(al-Qaeda) 조직이 이번 공격에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알-카에다가 연방수사국(FBI)의 최우선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백만장자 빈 라덴의 자금 지원과 지휘를 받는 과격 테러조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앞서 상원 법사위원인 오린 해치 의원은 CNN방송에 출연, FBI의 브리핑을통해 빈 라덴의 궐석재판 하루 전에 발생한 이번 테러의 배후에 그가 있다는 고급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이번 사건이 마치 "빈 라덴의 `서명'을 받아 자행된 것으로 보이며, 그가배후 인물의 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란이나 이라크, 리비아 등은 이와 같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그를 배후로 지목했다고해치 의원은 말했다. 그는 미 당국이 "용의주도하게 계획된 공격에 관해 아무런 사전 정보도 갖지 않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과격 노선의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빈 라덴은 지난 1998년 224명의 사망자를 낸 동부 아프리카 2개국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 테러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미국 당국에 의해 기소돼 있는 상태다. 중앙정보국(CIA)의 한 관계자는 조지 테닛 국장이 지난 2월 의회에서, 빈 라덴과 그의 전세계적인 알-카에다 조직에 의한 "사전 경고 없는 공격 가능성"을 경고한바 있음을 상기시켰다. 빈 라덴은 현대의 이슬람 십자군으로 자처하면서 미국을 공격목표로 삼겠다는위협을 공개적으로 되풀이해왔다. (워싱턴=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