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대한 동시 다발 테러사건이 벌어진 11일 이스라엘은 전세계 해외공관에 대피령을 내리고 영공을 폐쇄하는 등 비상조치에 착수했으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 직후 전세계 해외공관에 대피령을 내리고 영공을 24시간동안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군도 사건 직후 비상 경계에 돌입했다고 이스라엘 TV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전세계 이스라엘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으며 텔아비브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경비도 강화했다. 아리엘 샤론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지도자들은 미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테러리즘에 대한 전면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의 테러 피해경험을 살려 미국에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할것이라고 밝혔으며 인명구조단을 포함한 이스라엘 군 지원팀이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이스라엘 국방부가 밝혔다. 시리아 방문을 위해 가자공항으로 향하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은 이스라엘 당국의 영공폐쇄 소식을 듣고 가자시티로 돌아왔으며 육로로 이집트로 간뒤 시리아행 항공기에 오를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미국에 대한 대대적인 테러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거리로 몰려나와 공포를 쏘아대며 이번 사건을 축하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나블루스, 툴카렘, 베들레헴 등 요르단강 서안도시와 동예루살렘 등에서는 주민들이 몰려나와 이번 사건에 환호를 보냈으며 운전자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려대고 무장단체 요원들은 허공에 공포를 발사했다. 동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행인들에게 사탕을 나눠주기도 했다. 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요원은 "꿈을 꾸는 것 같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지한데 대한 대가를 치를 날이 올 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동예루살렘 거리에 나온 한 팔레스타인 청년은 "미국이 공격받아서 너무 기쁘다.미국은 이스라엘 편을 들어 우리를 반대해왔다"고 주장했다. 레바논내 일부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도 수 십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허공에공포를 쏘아대며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을 축하했다.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 시돈 인근에 있는 아인 알 헬웨 팔레스타인 난민촌과 샤틸라 난민촌 등에서는 각종 무장단체 요원들이 테러공격 소식을 들은뒤 거리로 몰려나와 기뻐하며 허공에 총을 발사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그러나 이번 사건 직후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을 비난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국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미구엘 앙헬 모라티노스 유럽연합(EU) 중동특사와 회담한뒤 "이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이를 전적으로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이날 "우리는 어떤 경우의 테러리즘도 비난한다"며 "상상할 수 없는 가공스런 사건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논평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