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빌딩이 자살테러로 붕괴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11일 뉴욕과 워싱턴 등에 살고 있는 교민들은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확인하느라 바빴다. 교민들은 인터넷 메일과 전화로 안부확인 전화를 시도했으나 국제적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워낙 많아 불통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특히 LG증권.화재 동원증권 현대증권 대한투자신탁 등 붕괴된 세계무역센터빌딩에 입주해있는 직원들의 안전을 묻는 전화가 쏟아졌다. 국내에서도 이들의 안전여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으나 뉴욕과 워싱턴으로 걸려오는 다른 나라의 안부전화가 맞물려 12일 새벽까지 불통됐다. .뉴욕과 워싱턴 인근에 살고 있는 교민들은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국방성 국무부 등이 테러를 당했다는 속보가 잇따르자 테러공포에 휩싸였다. 교민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테러사태가 벌어졌다"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교민들은 "이날 테러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현실에서 벌어졌다"며 "언제 어디서 폭탄이 터질 지 모른다"며 겁에 질렸다. 특히 뉴욕 교민들은 1백10층짜리 쌍둥이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됐다는 소식을 접하자 인근 빌딩들이 무너지는 더미에 깔려 2차 붕괴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뉴욕이 정상을 되찾는 데 1년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경악했다. 뉴욕 교민들은 테러가 본격적인 출근이 끝난 뒤 일어났다면 세계무역센터에 근무하는 4만여명 모두가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치를 떨었다. 교민들은 "테러가 아침 출근이 한참인 오전9시 전에 일어난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LG증권 동원증권 현대증권 대한투자신탁증권외에 경기도 투자유치사무소와 지방자치단체의 국제화재단 뉴욕지소 직원들은 "1시간 늦게 발생했으면 그야말로 한국 금융인 등 해외파견근무자들은 절명했을 것"이라며 아찔해 했다. .11일 오후(현지 시각)늦게까지 한국 교민의 피해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교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교민들은 미국의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너무 크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세계무역센터빌딩에 충돌하면서 전원사망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탑승자 64명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모습이었다. 교민들은 테러리스트들이 승객을 태운 채 그대로 빌딩에 충돌했을 상황을 상상하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교민들은 미국연방항공청이 미국전역에 비행금지조치를 내리자 한국으로 오려던 일정을 전면 취소하며 바깥 출입을 자제한 모습이다. 미국에서 비지니스를 마친 기업인들은 "미국이 심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한국행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을 탓할 상황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전역의 테러발생으로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국제전화가 폭주했다. 한국통신측은 심야할인시간대의 통화완료율(상대방과 통화가 이뤄지는 비율)이 평소의 70%에서 10%로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뉴욕지역으로의 국제전화가 일시에 집중됨에 따라 한때 불통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한통 관계자는 "해외거주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일순간에 폭주해 한동안 국제전화 접속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속출했다"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