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유대인간 2천년 역사를 보여주는 유대인 박물관이 9일 문을 열었다. 베를린 중심가 크로이츠베르크 구역에 자립잡은 유대인 박물관은 독일과 유대인간의 길고도 특수한 역사적 관계를 정리하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독일내 유대인사에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유대인 박물관 개관식 연설에서 "우리는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에 의한 유대인 대량학살) 역사를 잊어서는 안되지만 독일과 유대인간관계가 홀로코스트만으로 제한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독일 태생의 유대인인 미하엘 블루멘탈 유대인 박물관 관장은 "유대인은 독일역사에서 희생자로만 기록되지 않았으며 독일 역사와 사회의 구성원으로 많은 기여를 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70년대말 미국 카터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바 있는 블루멘탈 관장은"유대인 박물관은 독일과 유대인간 긍정적인 역사 뿐 아니라 부정적인 역사를 담고있으며 또한 소수민족이 박해받고 소외당하는 경우 한 사회가 겪어야 하는 고통을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대인 박물관의 건축 설계자인 폴란드 출신의 미국인인 다니엘 리베스킨트는 "이 건물은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유대인 박물관이 독일과 유대인간 이해를 깊게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유대인 박물관은 지난 1933년 처음 건립됐으나 나치 정권에 의해 모든전시물을 압수당하고 1938년 폐쇄됐다. 유대인 박물관 건립 논의는 지난 60년대부터 시작됐으나 홀로코스트를 어떻게다룰 것인가에 대한 논란으로 건립 결정이 지연돼오다 80년대말에 독일내 유대인 역사를 총정리하는 박물관을 건립하기로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 10여년간 5천900만달러의 공사비가 들어간 유대인 박물관은 고대 로마 시대의 게르만과 유대인간 교류사로부터 시작해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관계를보여주는 3천900여점의 유물, 유적을 전시하고 있다. 유대인 박물관은 13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중 1개가 나치 시대 유대인의 고통을 보여주는 홀로코스트관을 구성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