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은 8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일 강화조약 50주년 기념식 연설을 통해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산케이(産經) 신문이 6일 보도했다. 다나카 외상은 이 연설에서 미일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지난 95년 8월 '무라야마 담화'의 내용을 토대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이같이 언급할 계획이다. 산케이는 다나카 외상의 이같은 방침은 미국내의 '반일' 여론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최종적인 표현은 외무성 관료들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나 "(식민지 지배 등으로)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끼쳤다"는 무라야마 담화 내용이 그대로 인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다나카 외상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표명할 경우 한국, 중국계 등을 중심으로 미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일본의 전쟁 책임 추궁과 전후 배상요구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비판했다. 다나카 외상은 이번 연설에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이 일본 외교의 출발점이 됐다"면서 미일 동맹이 '일본 외교의 기축'임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다나카 외상은 이와 함께 2차 대전중 일본군에 포로로 잡힌 미군 병사에 대한 사죄도 표명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일본 기업의 미군 포로 강제 노역을 둘러싼 보상 법안이 지난 3월 미 연방 의회에 제출되는 등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 다나카 외상으로서는 미일 강화 조약 기념식에서 이에 대해 사죄를 표명함으로써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향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