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투기들이 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부에 위치한 방공시설에 공습을 가했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밝혔다. 걸프만에서 군사작전을 담당하고 있는 미 중앙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이라크가 남부 비행금지구역 상공을 초계비행중인 미.영 군용기에 적대적인 위협을 가한 데 대한 보복조치로 공습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사령부는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공습목표는 이라크의 방공포대와 지대공 미사일 부대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공습을 포함해 최근 2주 동안 이라크 남부 지방에 4차례에 걸친 공습을 단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부 관리는 "이번 공습에는 미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에서 출격한 공군 소속 F-16 전투기와 해군 소속 F/A-18 전투기가 참가했으며 공습 지점은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208km 가량 떨어진 아스 사마와 인근"이라고 전했다. 관영 이라크 통신은 미국과 영국군의 이라크 남부지역 공습으로 민간인 4명이부상했다고 이날 밤 보도했다. 통신은 이라크 군 대변인을 인용, "미.영 전투기들이알-무타나 지방의 민간 시설 등을 겨냥했으며 민간인 4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지대공 미사일 등을 동원해 반격을 가했으며 미.영 전투기들을 내쫓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무기사찰을 담당하는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의 한스 블릭스 위원장은 이라크를 자극하지 않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임무를 시작할 준비가 돼있다고 4일 밝혔다. 블릭스 위원장은 이날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라크에서 근무할 178명에 대한 명단을 작성했다"며 "이들은 한 달간 훈련을 받았으며 본부 직원들에 대한 추가 훈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NMOVIC는 지난 98년 미국과 영국이 바그다드를 공습할 당시 이라크에서 철수한유엔특별위원회(UNSCOM)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창설됐다. 그러나 이라크의 강력한무기사찰 거부로 사찰 공백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쿠웨이트 침공 이후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이라크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사찰활동을 통해 대량 살상무기가 모두 파괴됐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경제제재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사찰수용 불가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워싱턴.바그다드.유엔본부 AP.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