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종차별철폐회의와 함께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인권 포럼은 2일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을 인종차별과 동일시해 비난하는 결의를채택했으나 일부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를 거부하고 나서는 등 분열상을 보였다. 세계 166개 인권단체가 참가한 비정부기구(NGO) 행사인 인권 포럼은 이날 회의를 폐막하면서 '전쟁범죄와 집단학살, 인종청소' 등 이스라엘의 인종차별 범죄행위를 규탄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인권 포럼이 인종차별철폐회의 공식 문서에 포함시키라며 유엔에 제출한 이 결의를 거부하고 나섰으며 인종차별철폐회의도 이 문제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결의는 이스라엘을 "분리와 차단, 박탈, 토지 접근제한으로 특징을 지을 수 있는 반인도적 범죄인 인종차별 국가"로 규정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상대로 한전쟁범죄와 집단학살과 인종청소, 국가적 테러리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결의는 이스라엘의 정책이 배타적인 유대국가의 지속을 보장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결의는 또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단죄할 법원과 유엔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촉구하고 세계화와 이민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인권 단체 '휴먼 라이트 워치'의 리드 브로디 국장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이와 관련해 집단학살이라는 용어는 정확치 못하며 시오니즘을 인종 차별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 바이젠탈의 라비 아브함 쿠퍼 부소장도 "NGO는 시민 사회의 산소와 같은 존재로 이 산소에 독이 들어가 오염했다"면서 이 결의를 "나치 독일의 종말 이후 유대인들에 대한 최악의 문서"라고 비난했다. 유엔인종차별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표단의 일원인 민주당 톰 랜토스 의원은 남아공 텔레비전과 회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문구가 삭제되길 희망했지만 극단주의자들이 이를 채택하는데 성공해 우리로선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으며 이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인종차별철폐회의에서 시오니즘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경우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경고하고 대표단의 격을 낮춰 파견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해온 매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UNHCHR)도 시오니즘을 인종차별과 동일시한 표현에 유감을 표시하며 이 결의를 비난했다. 이 결의는 오는 7일까지 열리는 인종차별철폐회의에 제출되지만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이 문제가 인종차별철폐회의를 난항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이스라엘은 인권 포럼에서 자국을 규탄하는 결의가 채택된데 항의해 인종차별철폐회의 철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이 밝혔다. 페레스 장관은 인권 포럼 폐막 선언문이 증오와 왜곡으로 가득찬 근거없는" 내용이라고 비난하고 인종차별철폐회 철수에 관한 최종 결정은 인권 포럼의 결의 내용을 확인한 뒤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이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서방국들에 이스라엘의 입장에 동조해 대표단을 철수하도록 설득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의 오딜 퀸틴 대표는 이번 회의가 중동 사태와 같은 지역 분쟁을 논의하기 위한 장소는 아니라면서 인종차별 철폐라는 근본적인 의제로 다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유엔인종차별회의는 노르웨이가 제출한 이스라엘 비난 선언문 초안을 놓고 강도 높은 협상과 문구수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이 밝혔으나 미국 대표단의 주디 문 대변인은 아직까지 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은 없다고 말했다. (더반 AFP AP dpa=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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