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주민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로 부터의 독립을 결정한 동티모르가 30일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을 실시, 민주주의 실험에 들어간다. 동티모르 유권자 40만명은 이날 국제사회의 관심속에 치러지는 총선을 통해 88명의 제헌의회 의원들을 선출, 내년 중반으로 예정된 독립국가 출범에 대비한 헌법을 제정하게 된다고 유엔 관계자들이 26일 밝혔다. 동티모르는 이번 총선을 통해 인도네시아군의 침공과 주민학살 등 수난사에서 벗어나 세계에서 가장 젊은 신생국가로 탄생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게 된다. 이번 동티모르 총선에는 16개 정당 후보들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유엔개발계획(UNDP)은 동티모르의 독립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전세계 15개국이 지원한 원조 500만달러를 민주주의 교육 등에 집행하는 등 독립국가 출범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 대항, 동티모르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호세 `사나나' 구스마오(55)는 초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구스마오는 그간 동티모르 초대정부에서의 어떠한 직책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오다 총선을 불과 닷새 앞둔 이날 대통령 선거출마 의사를 밝혔다. 앞서 구스마오는 과도 의회격인 민족평의회에서 총선을 통해 구성되는 제헌의회에서 제정될 새 헌법의 형태에 관해 격렬한 논쟁을 벌인 후 유엔 동티모르 과도 행정당국(UNTAET)에 사임서를 제출했었다. 인도네시아군에 대항해 동티모르인의 분리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구스마오는 인도네시아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6년 동안 복역한 후 출소했고,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권위 있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앞서 동티모르는 지난 1975년 인도네시아군의 침공을 받아 다음해 인도네시아의27번째 주로 공식 편입됐으며 점령초기 10만-20만명의 주민들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딜리 AFP=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