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해초"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정식명칭은 "콜러파 택시폴리아".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지만 해초를 뜯어먹고 사는 물고기엔 치명적이다. 짙은 초록색의 이 해초는 스스로 복제하면서 하루에 1인치(2.54cm)씩 자란다. 프랑스 니스대학의 알렉상드르 메네즈(55) 교수는 이 해초 확산을 막는데 10년을 보낸 생물학자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해초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이미 지중해에서 1만2천8백ha(12만8천㎢)에 걸쳐 자라고 있다. 1994년보다 9배나 증가했으며 어떤 곳은 빽빽한 "콜러파 초원"으로 돌변했다. 이곳의 물고기는 40% 줄었다. 99년에는 미국 연안에서까지 발견, 한때 수족관 장식용으로 쓰인 이 해초에 대해 미 정부가 금수령을 발동했다. 유엔은 지난 98년 이 해초가 지중해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박멸을 촉구했다. 콜러파를 인력으로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한 조각만 떨어져 나가도 2.7m까지 성장하는 "자가번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메네즈 교수는 최근 이 해초에도 천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리브해의 괄태충(括胎蟲)이 바로 그것으로 해초의 수액을 빨아먹고 사는 생물이다. 하지만 여전히 딜레마는 남는다. 괄태충을 대량 배양했을 경우 이것이 오히려 통제 불가능한 "해충"으로 돌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네즈 교수도 "괄태충이 분명 구세주일 수 있지만 이는 단지 희망사항"이라며 한숨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