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2세 노파가 호화유람선 퀸엘리자베스2호에 정착해 살고 있다고 영국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비어트리스 멀러라는 이름의 이 노파는 뉴저지주 출신으로 매월 5천달러의 요금을 내고 이 배의 4068호 객실에서 살면서 여생을 즐기고 있다고. 이 노파는 당초 6년전 화학기술자였던 남편 로버트와 함께 이 배를 타고 세계일주를 시작했으나 지난 99년 3월 배가 봄베이를 출항할 때 남편이 사망, 여정을 중도에 중단했다. 남편유골의 재를 이 배에서 뿌린 그녀는 중단했던 세계일주 항해를 계속하라는 자녀들의 강권에 따라 지난해 1월 퀸엘리자베스2호에 다시 타고 지금까지 20개월간 수에즈운화와 파나마운하를 거쳐 세계 5대양을 항해했으며 노르웨이의 피요르드해안도 여행했다. 날짜변경선을 계속 넘나들면서 살고 있는 그녀는 강연과 쇼를 보고 산책도 하며 춤도 추고 자정 뷔페로 끝나는 유람선의 호화식사를 즐기고 있다. 이 배의 소유주 데이비스 커나드는 멀러 여사가 퀸엘리자베스2호의 유일한 영주시민으로 승무원들은 그녀를 할머니처럼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onhapnews.co.kr